우리는 그 동안 건축을 생명이 없는 물상으로 여기며 마치 박제처럼 감성을 배제하고 생산해왔다. 인간에게 완벽한 공간을 제공하고자 고뇌한 산물이었지만 오히려 인간을 자연으로부터 고립되게 했고 생체리듬을 방해하는 요소들로 인해 인간에게 이로운 환경들을 배제시켜 왔던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이 문제점들을 새로운 대안으로 해결하기보다 기존의 문제점에서 수정하고 보완하여 확장시키고자 한다.

현대의 아파트들은 단열, 방음 등을 지나치게 추구한 나머지 자연과 차단된, 그뿐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간의 기척 또한 느끼지 못하는 공간으로 전락해버렸다. 본래 인간은 자연에 반응하여 순환하는 체계로 형성되어있다. 예를 들면, 여름철엔 적당한 더위를, 겨울철엔 적당한 추위를 느껴야 몸이 외부의 변화를 감지하고 이에 반응하여 면역 체계를 변화시킨다. 그렇기에 인간은 자연현상과 분리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특히 아파트의 경우 시스템 창호의 발달로 인간과 자연이 거의 완벽하게 차단된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건축 구조로 그 동안 시도되어왔던 한옥에 주목했고 실행 되지 못했던 이유에 더 주목하여 한옥이 가진 특성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구조의 특성을 통해 아파트의 벽을 없앰으로써 자연을 많이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자 한다.

건축이 세워질 위치에 자연을 최대한 느낄 수 있고 받아들이는, 침묵하던 아파트들이 숨을 쉬고 스스로 빛을 발하는 그런 건축이 앞으로 우리가 실현해야 하는 방향이다. 그와 동시에 우리는 한국의 아파트 주거가 단지 주거 기능뿐만이 아니라, 건축을 통해 누릴 정서적 성격에 더 주목해 자연 현상의 흐름을 느끼고 획일성을 탈피한, 인간에게 더 이롭고 새로운 형태의 주거를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