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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대전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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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상(HomeCC Silver Prize)
공간에 수작을 걸다
추유림
신한대학교

2021-12-27


공간에 수작을 걸다

서울의 옛 모습을 간직한 ‘피마’는 ‘말을 피한다’라는 뜻으로 조선시대 시초로 말을 탄 고위 관료들을 피하기 위해 백성들이 다니던 뒷길을 뜻한다. 자연스레 피맛길에는 주막으로 시작해 저렴한 음식점들이 형성되어 아직까지도 오래된 피마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고유의 문화, 감성, 추억이 담긴 오래된 공간을 막걸리와 함께 공간을 재해석하였다.

민화에 담긴 풍자와 해학은 눌린 자의 저항을 의미한다. 이는 피맛골 사람들의 울분이다. 저항하면서도 창조를 꿈꾸며 서로 위로하는 모습이 민화와 닮아있다. ‘주막’이 담고 있는 개방적이고 해학적인 의미를 공간언어로 표현한다. 소통을 통해 수작을 걸고 지친 삶을 위로해주며 해방감을 경험한다.

주인이 따라주는 술을 마시고 멀리서 찾아온 벗에게 술잔을 되돌려 따라준다. 이를 수작이라 한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공간속 단 차이를 통해 모든 층과의 수작이 가능하다. 짐작은 ‘미리 어림쳐서 헤아리는 것’을 의미한다. 도자기로 된 병에 담긴 막걸리는 그 양을 가늠하기 어렵다. 그래서 사람들은 서로 연결된 공간에서 서로의 술잔을 짐작한다. 이 공간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아도 되며 자유롭게 소통한다. 작정은 ‘술을 따르는 양을 정하는 것‘이다. 무작정 술을 따르다 보면 잔이 넘친다. 이는 술자리에서 무성의를 뜻한다. 이 곳에서 무성의하게 취하게 되면 2층 참작 공간으로 다시 내려오게 된다. 이 공간에서 피맛골 사람들 개개인의 정체성이 융합된다. 그리고 이 과정을 오감을 통해 체험한다. 같이 마시던 상대방이 먼저 취하게 되면 그때 주인은 참작을 한다. 상대방의 주량을 헤아려 반만 따라주듯 공간의 반을 덜어내어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상기시킨다. 참작을 지나 마침내 지안에 도착하여 해방감을 만끽한다.

피맛골에 주점과 박물관을 제안하여 피맛골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회복하고 다시 일어난다. 그리고 이 과정이 반복되며 성장한다. 그리고 이곳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시선을 준다.